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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서를 삼킨 밤

메이슨전: 트로피 없는 레이서 · 4화

사고 이후 서킷은 한동안 폐쇄됐다.

사람들은 추모 현수막을 걸었고, 꽃다발을 두고 갔다. 메이슨의 사진 아래에는 “영원한 레이서”라는 문구가 붙었다. 그는 죽고 나서야 사람들이 쓰기 좋아하는 말들 속에 들어갔다. 용감한 선수, 불운한 사고, 마지막까지 선두를 지킨 남자.

하지만 아무도 그가 마지막에 무엇을 들었는지는 몰랐다.

밤이 되면 서킷은 다른 장소가 되었다.

낮의 함성은 사라지고, 피트 건물의 유리창에는 산그늘만 비쳤다. 전광판은 꺼져 있었고, 관중석의 플라스틱 의자들은 빈 이빨처럼 줄지어 있었다. 그런데도 경비원들은 종종 엔진 소리를 들었다.

처음에는 바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다음에는 불법 침입자가 들어온 줄 알았다.

하지만 CCTV에는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다. 텅 빈 트랙 위로 헤드라이트 같은 빛이 한 번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이상한 건 그 빛이 언제나 13번 코너 앞에서 멈춘다는 점이었다.

그곳에는 사고 흔적이 아직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벽에는 검은 자국이 지워지지 않았고, 펜스 일부는 새것으로 교체되어 있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그 구간의 노면만 유난히 늦게 말랐다. 마치 누군가 젖은 장갑으로 계속 문지르고 있는 것처럼.

한 경비원은 새벽 순찰 중 피트 레인에서 헬멧을 보았다고 했다.

은색 헬멧이었다.

바이저가 닫힌 채 바닥에 놓여 있었고, 안쪽에서 작은 무전 잡음이 새어 나왔다. 경비원은 가까이 다가갔다. 헬멧 옆면에는 MASON이라는 이름이 긁힌 채 남아 있었다.

그가 몸을 숙이자 인이어 하나가 헬멧 안에서 굴러 나왔다.

치직.

잡음이 들렸다.

그리고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내가 이길 차례였어.”

경비원은 그대로 도망쳤다.

며칠 뒤, 서킷 관리실에서는 메이슨의 유품 일부를 가족에게 보내기 위해 정리했다. 은색 헬멧, 찢어진 레이스 장갑, 불에 그을린 인이어, 사고 당시 차량 데이터가 담긴 저장 장치. 모두 사고 조사에서 반환된 물건들이었다.

그중 인이어는 이상했다.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상태였는데도, 아주 가까이 귀를 대면 낮은 소리가 들렸다.

“지수.”

누군가 그 이름을 계속 부르고 있었다.

장지수는 장례식에 오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가 충격을 받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고 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비겁하다고 욕했다. 어떤 사람들은 지수도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의 차도 그날 이상으로 리타이어했고, 그는 레이스를 잃었으며, 평생 따라붙을 사고의 그림자를 얻었다고.

하지만 메이슨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밤마다 전속력으로 트랙을 돌았다. 아무도 보지 않는 트랙 위에서, 끝나지 않는 결승을 반복했다. 선두로 달리다가, 섬뜩한 목소리를 듣고, 붉은 슈트를 보고, 핸들을 꺾었고, 죽었다.

매번 죽는 순간마다 그는 확신했다.

장지수가 자신을 불렀다.

장지수가 자신을 흔들었다.

장지수가 자신에게서 유일한 우승을 빼앗아 갔다.

그러던 어느 밤, 닫힌 피트 건물 안에서 불이 켜졌다.

누군가 메이슨의 차고 앞에 서 있었다.

붉은색 레이싱 슈트를 입은 남자.

장지수였다.

그는 오래된 피트 벽에 손을 얹고, 아무도 없는 어둠을 향해 말했다.

“메이슨.”

서킷 전체의 스피커에서 잡음이 일었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천천히 엔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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