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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자리의 삶

메이슨전: 트로피 없는 레이서 · 1화

메이슨 뮐러는 언제나 빠른 사람이었다.

출발 신호가 꺼지는 순간, 그는 누구보다 먼저 차의 떨림을 읽었다. 타이어가 노면을 붙잡는 소리, 엔진이 목을 긁는 소리, 코너 앞에서 차체가 아주 미세하게 밀리는 감각까지. 사람들은 그를 두고 말했다.

“메이슨은 차 안에서만 살아 있는 사람 같다.”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에게도 순위표는 잔인했다.

메이슨의 이름 옆에는 늘 2라는 숫자가 붙었다. 2위, 준우승, 아깝게 놓친 우승, 다음이 기대되는 선수. 그의 시상대에는 늘 가운데 자리가 없었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그는 오른쪽이나 왼쪽에 섰고, 가운데에는 언제나 장지수가 있었다.

장지수.

한국 레이싱계가 낳은 천재. 브레이크를 남들보다 반 박자 늦게 밟고, 남들보다 반 박자 빨리 빠져나오는 선수. 해설자들은 그를 “서킷이 낳은 아이”라고 불렀다. 메이슨은 그 표현을 싫어했다. 서킷이 누군가를 낳았다면, 왜 자신은 매번 버려지는 쪽이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경기가 끝난 뒤 지수는 늘 웃으며 다가왔다.

“오늘도 빨랐어.”

그 말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

느린 사람이 빠른 사람에게 듣는 칭찬은 위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빠른 사람이 더 빠른 사람에게 듣는 칭찬은 모욕처럼 남는다. 메이슨은 샴페인 냄새가 밴 장갑을 벗어 던지고, 자신의 은색 헬멧을 오래 바라보곤 했다. 헬멧 옆면에는 작은 흠집이 많았다. 한 번도 1위 트로피에 비친 적 없는 얼굴을 지켜준 흠집들이었다.

그해 가을, 국제 초청전이 한국의 산중 서킷에서 열렸다.

서킷은 바다와 멀었고, 도시와도 멀었다. 낮에는 관중석이 붉게 빛났지만 밤이 되면 산그늘이 피트 레인까지 내려왔다. 바람이 불 때마다 안전 펜스 너머의 나무들이 검은 관중처럼 흔들렸다.

메이슨은 그곳에서 처음으로 이상한 말을 들었다.

예선 주행을 마치고 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인이어에서 아주 낮은 잡음이 끼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말했다.

“또 두 번째로 끝낼 거야?”

메이슨은 손을 멈췄다.

소리는 금방 사라졌다. 피트 안에는 아무도 이상한 낌새를 보이지 않았다. 엔지니어들은 랩타임을 확인했고, 정비사들은 타이어 온도를 쟀다. 장지수는 맞은편 차고에서 등을 돌린 채 자신의 헬멧을 닦고 있었다.

메이슨은 인이어를 빼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검은색 작은 장치 안쪽에는 땀과 먼지가 말라붙어 있었다.

방금 그 목소리는 지수였다.

너무 분명해서, 오히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그날 밤, 서킷 밖 숙소에서 메이슨은 잠들지 못했다. 창밖으로 코스의 일부가 보였다. 헤어핀을 지나 긴 직선으로 이어지는 구간, 내일이면 수천 명의 함성이 쏟아질 곳.

그는 침대 옆 탁자에 놓인 은색 헬멧을 바라봤다.

어둠 속에서 헬멧의 바이저가 천천히 검게 변했다.

그리고 그 안쪽에서, 누군가 웃었다.

“메이슨. 내일은 네가 앞에 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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